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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에 건강함을 더한 빵으로 대구를 알린다, (주)오월의아침 김상중 대표

2024.01.31

‘빵지 순례’라는 신조어가 있다. 전국의 유명 빵집을 찾아다니는 것을 성지 순례에 빗대어 이르는 말이다. 전국 각지의 관광객을 비롯해 지역민까지 지역의 유명 빵집을 방문하기 위해 모여들고 있다. 대구 빵시 순례의 중심에 서있는 '오월의 아침' 김상중 대표를 만나 보았다.

소상공인
맛에 건강함을 더한 빵으로 대구를 알린다, (주)오월의아침 김상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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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지 순례라는 신조어가 있다. 전국의 유명 빵집을 찾아다니는 것을 성지 순례에 빗대어 이르는 말이다. 전국 각지의 관광객을 비롯해 지역민까지 지역의 유명 빵집을 방문하기 위해 모여들고 있다대구 빵지 순례를 검색하면 마주하게 되는 오월의 아침은 국내 최초 맛집 안내서인 블루 리본 서베이에 2019년부터 6회 연속 선정되었다. 또한 달서구청이 운영하는 달서 맛나에 달서구 맛집으로 선정, 음식 박람회 대상, 대구 관광 공모전 입선 등 제빵 실력에 걸맞은 화려한 수상 이력을 자랑한다. 


 "제과, 제빵 기술자들이 존경받고 인정받았으면 좋겠어요."


빵에 대한 애정만큼이나 본인의 ()’을 사랑하는 김상중 대표는 모두에게  행운과 부가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도동서원 앞 400년 된 은행나무를 모티브로 황금은행빵을 개발 및 브랜딩하기도 했다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제빵을 매개로 사회가 따뜻해지기를 바라는 오월의 아침의 김상중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김상중 대표는 천연발효빵 호밀 깜파뉴를 개발했다



오월의 아침을 한 줄로 소개해주세요.

건강한 빵을 만드는 정직한 빵집이라고 소개하고 싶어요. 


대표님의 신념과 경영 철학이 궁금해요

저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니까 제가 먹게 될 음식이라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해요 

좋은 재료를 사용해서 건강한 먹거리를 정직하게 만드는 것이 최고다.’라는 것이 이게 제 경영 철학입니다.

 

달서구 상인동 오월의 아침’ 매장 전경 (출처:오월의 아침 블로그)


처음에 어떻게 제빵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고등학교 졸업 후에 식품영양학과에 진학했어요학교 수업에 흥미를 못 붙여 사진 동아리 들게 되었는데 정말 재밌더라고요

학교는 안 가고계속 사진만 찍으러 다녔어요그러다 보니 암실에서 인화부터 현상까지 할 수 있게 됐어요.

사진 동아리 선배 중에 교수님이 계셨는데제가 전문 사진작가가 되고 싶다고 하니 돈도 잘 못 벌뿐더러 전문적으로 배우려면 돈이 많이 드는데혹시 집이 부자니?” 묻더라고요. (웃음

그러면서 본인이 호텔에 빵 사진을 찍으러 간 적이 있는데호텔 제빵사가 당시 그 선배보다 월급이 많다“ 라며 호텔 제빵사라는 직업을 추천해 주셨어요.

그 길로 일주일 후에 제빵 학원에 등록했어요. 7~8개월쯤 학원에 다니다가 군대에 가게 되었고제대할 때쯤엔 앞으로 무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생겼어요


마침 학원 선생님께서 동아백화점의 밀탑 베이커리를 소개해주시더라고요 

그 당시 밀탑 베이커리는 웬만한 프랜차이즈 브랜드보다 고급스럽다는 지역 내 인식이 있었어요. 한번 가봐도 좋겠다고 생각했죠

구인 광고를 보고 연락했는데 취업이 됐어요. ‘밀탑 베이커리에 자리 잡고 일하면서 빵 만드는 것부터 굽는 방법, 반죽 치는 기술까지 제빵 공정을 한 단계 한 단계 배워나갔어요

진정한 제빵 기술자가 되고 싶었죠. 전문 사진 작가에 대한 생각은 계속 미련으로 남아 나중에라도 꼭 사진 공부를 해야겠다고 다짐했었는데, 그렇게 장사를 시작하고 나니 제빵 외길 인생 30년이 되었네요. (웃음) 


유명 베이커리에서 나와 본인만의 브랜드를 오픈하신 스토리를 듣고 싶어요.

우리나라가 IMF 외환위기를 겪을 때, ‘밀탑 베이커리에서 2년 정도 일하다가 좋은 기회가 생겨 서울 신라호텔 제빵부에서 1년 정도 일하게 됐어요

큰 회사에서 몇 년 일하다 보니제 꿈을 뒤돌아보게 되더라고요.

저는 제 개인 사업을 하는 게 꿈이었어요

그래서 매달 백만 원 받던 것을 오십만 원만 받아도 좋다는 생각으로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개인 베이커리에서 일을 시작했어요소규모 운영 방식제빵 기술 등 누군가의 기술과 레시피를 배워야겠다 하는 생각이 컸거든요.


그 당시 많이 힘드셨을 것 같아요.

한 달에 한두 번밖에 쉬지 못하고 일했어요. 정말 열심히 했었죠 

집에 돌아오면서 기름투성이가 된 제 얼굴을 볼 때면 이상하게 서글플 때가 있었어요

눈물도 흘렸었죠. 친구 결혼식이 있어 휴무를 내고 오랜만에 대낮에 나오니, 같은 길인데도 새롭게 느껴졌던 기억이 나네요. 출퇴근으로 늘 이른 새벽이나 늦은 밤길을 다녔으니까요.


제빵과 개인 사업은 몇 연도에 시작하셨나요?

제빵은 93년부터 시작했고, 개인 사업은 2001년부터 시작했었어요. 처음에는 월배시장 입구에서 빵집을 시작했어요 

그 당시에는 프랜차이즈가 워낙 강세여서, 골목상권을 망하게 한다는 인식이 있을 때였어요

그래서 소상공인을 위한 경영 프로그램에 다니기도 했어요. 그러고 보니 장사만 벌써 25년 째네요. (웃음)


오월의 아침을 개업하실 당시 고객들의 반응이 어땠나요?

남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베이커리를 고민했어요

그래서 좋은 커피 머신을 들여와 제대로 된 커피와 맛있는 빵을 곁들일 수 있는 50평짜리 베이커리 카페를 개업했어요

저희가 처음 시작할 때는 대구에는 그런 곳이 없었어요그 당시 베이커리 카페라고 하면빵집에 테이블 2개가량 두고 저렴한 자동 커피 머신 정도를 두는 게 일반적이었거든요

그래서 처음에는 손님들도 생소하게 생각했었어요.

프랑스 하드 계열이라 불리는 천연 발효 빵인 깜빠뉴를 처음 판매했을 때는 동네 빵집에서 만든 빵이라 무시하는 손님도 종종 계셨어요

유명 프랜차이즈 빵집만 가신다고 하기도 했고요. (웃음)

그런데 좋은 재료를 쓰고 천연 발효시키는 우리 빵을 먹다 보니 소화도 잘되고 트러블도 없다며 놀라시더라고요.

결국 입소문을 타서 우리 베이커리가 많이 알려질 수 있었어요.


김상중 대표는 대구 음식박람회 대상을 수상했다


어떻게 베이커리의 고급화 전략을 생각하시게 된 건지도 궁금해요.

손으로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은 재료 하나하나에 공을 들이는 것이니저가 전략보다는 고급화 전략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오래전부터 일반 베이커리를 해오신 분 중에는 마가린을 넣어서 빵을 만드는 분들이 많았어요

빵에는 버터라는 정말 좋은 재료가 들어가야 하는데가격이 10배 이상 차이가 나니 일반 베이커리에서는 쉽게 접근을 못 했었거든요그때 동네에서 손수 가정식을 하는 아주머니가 좋은 버터로 사과파이를 만들고 딸이 SNS에 게시글을 올렸더니, 사람들이 줄을 서고 예약을 걸기도 하더라고요. 그 시절에 개인 빵집은 하루에 삼십 만원에서 오십 만원 팔기도 힘들 때였거든요. 그런데 그 아주머니는 혼자서 오십 만원에서 백만 원 이상 매출을 내더라고요. 판매 가격 자체가 달랐던 거죠. 우리 가게는 천 원짜리 빵을 팔았고, 그 집은 사천오백 원에 사과파이를 판매했으니까요.

그때 저는 몇십 년 이상 숙련된 우리 기술자들의 노동력이 왜 저렴한 가치로 취급받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됐어요. 제과, 제빵 기술자들이 존경받고 인정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일본에서 유학을 하고 프랑스에서 연수도 받으면서 고급화 전략에 대해 고민했어요.


천연 발효 대회에서 대상 수상과 미국 연수 전액 지원받은 김상중 대표


사업을 하시면서 가장 어려웠던 순간이 언제였나요?

뭐든 잘 될 때 조심하라는 말이 있잖아요. 전국에서 오월의 아침을 많이 찾고 대구에서는 최고라는 말도 들으니 자만심이 생겼던 것 같아요. 5년 째부터 차츰 지점을 늘리기 시작했어요지점 2개까지는 매출이 괜찮다가 3, 4개는 관리가 안 되고 적자가 생기더라고요. 다른 제과점보다 경영 범위가 커지다 보니 재무제표를 정확하게 작성하지 못하고, 손익분기점도 파악하기 힘들었어요. 무조건 매출만 많으면 잘 될 거로 생각했었죠. 그래서 기계에 투자하고, 직원을 더 고용했어요. 라디오, TV광고를 하면서 마케팅 홍보비로 육백만 원에서 칠백만 원까지 쓴 적도 있었어요. 투자는 많았는데 수익관리가 안 되니 위기가 오더라고요.

김영란법으로 학교에 빵 선물을 하는 손님도 없어지기도 했고, 메르스, 코로나로 매출에 타격을 입기도 했어요. 세월이 길었던 만큼 여러 가지 위기가 많았었죠. 그리고 늘어난 직원들에게 신경 쓰다 보니 막상 자식들에게는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서 가정불화까지 생기게 되더라고요. 돈을 많이 번다면 그나마 위안이라도 될 텐데, 지점을 늘리면 늘릴수록 손익구조를 파악하기 힘들어지고, 적자가 계속 나니 너무 힘들었어요.

 

사업을 시작 후 찾아온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알려주신다면 다른 창업자분들께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사실 여러 위기를 겪으면서 모든 걸 놓아버리고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도망가면 단지 실패자일 뿐이고, 다른 일을 하다 보면 또 도망갈 만한 일들이 생길 것이니 나는 할 수 있다고 스스로 다독이며 하나하나 해결했어요.

소상공인 대출을 최대한으로 하고, 신용보증기금에서 대출도 받았어요. 부끄럽지만 부모님께도 손을 벌렸지요. 아내와 딸, 온 가족이 일을 도와주면서 리스크를 줄여나갔어요. 코로나라는 위기를 겪으면서 빚이 많아져 힘들었지만, 우리 가족들이 뭉칠 기회를 주지 않았나 생각해요. 그렇게 열심히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다 보니 협업할 수 있는 업체, 기관도 생기고 도와주시는 분들도 계셔서 우리 가게가 한 걸음 성장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현재 사회적기업을 하면서 경영적인 부분이나 사업적인 부분이 서류화되고 체계화됐어요.

 

지점을 네 개까지 늘렸다고 하셨는데, 그때 어떤 걸 느끼셨나요?

네 개 지점을 운영할 때, 메뉴얼을 만들기도 했어요. 그런데 메뉴얼과 실질적인 운영 간에 갭이 생기더라고요. 메뉴얼대로만 운영하면 융통성 없는 운영이 될 수 있으니까요. 또 음식이다 보니 약간의 차이가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어요.

개인적으로는 대량 기계 생산으로 제품의 획일화·자동화 되어 판매로 이어진다면 여러 지점을 운영한다고 해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각 지점에서 따로 만들어내고 포장, 판매하는 것은 경영적인 면에서도 힘든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만약 대표님께서 사업을 처음 시작하던 30년 전으

로 돌아가신다면, 하지 않았을 것과 했다면 더 나았을 것이 있으신가요?

돌아간다면 지점을 여러 개로 늘리지 않을 거예요. 지점을 늘렸던 이유는 메르스 위기를 겪으면서 한 개 지점 매출로는 직원을 유지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직원들에게 책임을 다하고 싶었어요. 돌이켜보면 나의 삶이 아닌 타인을 위한 삶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차라리 당시 어려울 때 직원들에게 솔직한 상황을 설명하고 합의점을 찾아서 이윤을 남길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어야 했어요. 모두를 이끌어 나가려고 했던 제 경영 마인드가 옳다고만 생각했었죠. 정신력으로 버텼어요. 다시 돌아간다면 경영혁신을 하는 게 맞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다시 창업할 기회가 생긴다면 해보고 싶으신 분야가 있으신가요?

깊게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여행 가는 걸 좋아해서 관광 분야나 여행산업 분야를 생각해 본 적이 있긴 해요. 그런데 제 성향이나 제 자질로 봤을 때 빵 만드는 게 제일 적당하지 않을까요. (웃음) 

 오월의 아침대표 메뉴 단팥빵과 2023 대구 시그니처 디저트 공모전에서 선정된 황금은행빵

사회적기업 아이템에 선정된 황금은행빵은 ()오월의아침의 대표 메뉴로 황금빛 은행나무를 모티브로 해서 만든 빵이며, 대구 경북 사과에 우리 밀과 은행분말을 첨가해서 만들었다

(출처: 오월의 아침 블로그)


대구가 창업하기 좋은 지역이 되면 좋겠다는 더컴퍼니씨협동조합의 사명이 있어요. 그래서 저희는 창업을 처음 하시는 분들을 돕는 서비스를 하려고 해요. 자기의 일을 하고 싶은데 기회나 계기를 못 찾는 분들이 계시잖아요. 주변에서 막 창업을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필요한 부분이 어떤 것이 있는지, 저희 더컴퍼니씨협동조합이 창업자분들을 돕는 데 있어 대표님께서 제안하실 만한 부분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힘든 일을 하시네요.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말씀드리기보다는 더컴퍼니씨협동조합이 걱정돼요. 순수한 마음으로 도와주려고 다가갔다가 상대방이 아무것도 없이 무조건 도와달라는 태도를 보이면 더컴퍼니씨 측에서 상처를 입지는 않을까 그게 제일 걱정이죠.

 

창업가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건강한 몸과 건강한 정신, 그리고 현명한 판단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30년 선배 사업가로서 창업가분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창업을 하신다면 나는 다를 거야, 대박 날 거야.’ 하는 환상은 접어두시는 게 좋지 않을까 해요. 진정한 약육강식의 세계에 들어왔으니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해요. 저도 30년 동안이나 하고 있지만 어느 순간에든 사라질 수 있는 것이 사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예비 창업자들은 일부만을 보고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약간의 테크닉으로 성공할 수 있다고 착각하기 쉽거든요. 많은 기대를 하다 보면 실망이 클 수 있어요. 그래서 더 단단하게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베이커리 해외 연수 중 프랑스 유명 빵집에서의 김상중 대표


오월의 아침이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황금은행빵처럼 대구를 알리는 빵을 개발하고 싶어요. 그리고 현재 지역아동복지센터에 빵을 기부하고 정기 후원을 하기도 하는데요,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된 만큼 앞으로도 지역의 기존 청년과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 사업을 지원하고, 기술 인력을 발굴, 성장시켜 기술자들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습니다.

 

(주)오월의아침

▷주  소 : 대구광역시 달서구 상인서로 8-5 1층

▷연락처 : 053-639-5578

▷SNS : https://blog.naver.com/maymorning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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